교육

마음껏 불고, 두드리고, 튕긴다 - 예빈스실용음악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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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을 두드리고, 색소폰을 불고, 피아노를 친다. 그리고 기타를 튕긴다. 악기들은 저절로 흥겨워 소리를 내고 연주자와 교감을 나눈다. 모두 음악의 강물에 풍덩 몸과 마음을 던진다. 살면서 행복한 순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예빈스실용음악학원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음악을 통해 삶이 행복해진 사람들이다.
이곳 학원은 악기를 배우기보단 즐기게 만든다. 부담 없이 차를 마시며 악기는 덤으로 배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예빈스실용음악학원 이호원 원장은 “요즈음 어른들도 악기를 배우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동네 음악학원은 아이들만 있어서 쉽게 적응을 못합니다. 특히 직장인들은 늦게 끝나는데 밤늦게 문을 여는 학원도 많지 않지요.”라며 “그런 분들이 편하게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카페 분위기의 성인 전문 음악학원을 만들고 싶었어요. 밤늦게까지 운영하고 취미를 전문으로 하여 나이 성별을 따지지 않고 편하게 오셔서 즐기고 음악을 배우는 곳입니다.”라고 말한다.




“1년 전, 법륜스님을 만나 작은 깨달음을 얻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음악이었는데 주변만 맴돌았거든요. 그러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젠가는 해야지’가 아니라 ‘지금 즉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달은 거죠. 나이키 브랜드의 슬로건이었지요? 지금 즉시 행하라(Just Do It)!”
이 원장의 어릴 적 꿈은 작곡가였다. 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타협하여 돈을 벌고 난 뒤, 꿈을 이루자 생각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피아노 조율사였다. 음악을 담고 있는 피아노와 늘 함께 하면서도 정작 작곡의 꿈은 가슴속에 담아두기만 했다. 기술직인 피아노 조율을 하면서 ‘언젠가는 내가 하고 싶은 작곡’을 해야지 마음먹었지만, 현실은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았다. 그러다 이원장의 마음에 ‘쿵’하고 죽비를 맞듯 가르침을 준 것은 바로 법륜 스님이었다.
이 원장은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갖고 돈을 벌었어도 그 목적이 달성되어도 계속 욕심을 부리게 되지요. 그것을 깨달았어요. 지금 당장 제가 원하는 작곡을 시작해도 제 생활이 갑자기 어떻게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용기를 내어 지난 달 음악학원을 연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예빈스실용음악학원을 차린 이 원장은 무려 20년간 피아노 조율을 했다. 그리고 현재 미평사거리에서 ‘피아노 싸게 파는 집’이란 상호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드디어 오랜 숙원이었던 음악을 연주할 공간을 마련하는데 소원을 이룬 것이다. 그의 음악세상이 활짝 열린 것처럼 그동안 피아노 매장에서 ‘색소폰’ 동호회 활동을 해왔다. 그렇게 모인 동호회원이 무려 30여명에 육박하자, 마침내 마음껏 연주하고 배울 장소가 필요했던 것이다.




인터뷰 도중 이 원장이 작곡한 음악들이 내내 궁금했다. 어렵게 부탁을 하자, 조용히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가 작곡한 10여곡 중 가장 최근에 만든 곡 ‘주마등’이었다. 피아노 선율이 학원 내부에 조용히 번져나가자, 뜨거운 여름빛도 다소곳이 귀를 기울이는 듯 했다. 가슴 한구석이 시려오게 하는 선율은 서정성이 짙게 배어있었다.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는 것처럼 그 여운이 곡을 끝냈음에도 잔잔하게 남아 있었다.
“죽는 순간, 지나 온 삶이 한 순간 지나가잖아요. 주마등처럼. 마음이 힘들 때가 많았어요. 내 안의 수많은 기억의 파편들이 하나씩 스쳐 지났지요. 그런 느낌을 모아 만든 곳입니다.”
그가 만든 ‘방황의 끝’ ‘아카시아’ ‘기다림’ ‘이 넓은 세상에서’ 등 10여곡들이 아직 세상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 넓은 세상에서’는 작곡은 물론 작사까지 직접 했다. 꿈을 이루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힘겹다. 하지만 그 과정을 즐기다보면 어느 사이 정상에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선택한 행복한 여정(旅程)의 공간이 바로 이곳 예빈스실용음악학원이다.





현재 이곳 예빈스실용음악학원에는 레슨 방이 총 16개가 있다. 그 중 피아노 연습실이 13개, 크고 작은 합주실이 2곳 있다. 그리고 작곡을 할 수 있는 다용도 미디어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학원에서 가르치는 악기는 색소폰과 피아노 그리고 드럼과 기타다. 드럼과 기타는 수요일과 토요일, 색소폰은 월요일, 목요일, 금요일 배울 수 있다. 피아노는 향상 레슨선생이 대기 중이다. 이곳 학원은 오후 1시에 문을 열어 밤 12까지 운영한다.
이 원장은 “무엇보다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피아노하면 바이엘, 체르니를 떠올리지만 이곳에서는 쉽고 익숙한 곡 위주로 가르칩니다.”라며 “한곡이라도 칠 수 있다면 누구든 피아노에 재미를 붙이고 가까이 하게 되지요. 취미로 하려는 피아노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흥미를 잃게 되거든요.”라고 말한다.
‘피아노를 사랑하는 모임(피사모)’ 황성윤 회장은 “이곳 예빈스실용음악학원에서 같은 취미를 공유하다보니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격식보다는 즐기는 차원의 피아노 동호회입니다.”라며 “이곳 동호회원들은 거의 성인이 되어서 피아노를 시작했다보니 서로의 고충도 잘 알죠. 이제 장소가 확보되었으니, 일 년에 2회 정도 연주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향후 노인 병원 같은 곳에 봉사연주도 할 생각입니다.”라고 말한다. 현재 이곳 학원에는 피아노 모임뿐 아니라, 색소폰 동호회도 활성화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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